건강하게 살기

달래요리 삼종세트-와일드 오가닉의 끝판왕 (미국생활 건강하게)

meestoryus 2021. 4. 19. 05:09

달래요리 삼종세트-와일드 오가닉의 끝판왕 (미국생활 건강하게)


심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 천만의 말씀!
저희 집에선 이 말 안 통하네요.

 

 

 


초록으로 삐죽삐죽 길게 올라온 이 식물이 뭘로 보이십니까?
파 같기도 하고 그냥 풀 같기도 한 이것.
눈치채셨겠지만 이게 바로 달래입니다.
어느 해부터인가 저희 집 옆 마당 나무들 사이로 봄마다 돋아나던 것인데

어느 날 무심코 뽑아보니 냄새며 모양이 영락없는 달래였습니다.

이런 게 와일드 오가닉 아닐까요?


 

막 뽑은 달래사진

 


영어로는 Spring Onion. 말 그대로 봄에만 나오는 식물이죠. 제가 아는 한 미국 사람들은 이걸 먹지 않습니다.
먹을 수 있는 식물인지도 아마 모를 걸요.
도대체 어디서 씨앗이 날아와 저희 집 마당에 자라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해마다 점점 많이 자랍니다.




 

뽑아서 통에 담은 사진

 

 심지도 돌보지도 않았는데 수지맞은 거죠.
오가닉 그 자체, 바로 와일드 오가닉입니다.


올해는 제법 많이 거뒀습니다. 우와. 뿌듯!
제가 캔 건 사실 얼마 안 됩니다. 전 거의 감독만 했죠 ㅎㅎ


 

 

달래를 씻는 사진

 


이게 사실 캐는 것보다 다듬는 게 일입니다.
작은 뿌리를 일일이 잘라주고 지저분한 겉잎들을 떼어줘야 하는데 워낙 얇고 길어서 손이 많이 갑니다.

이날 저녁에 밥상에 모인 가족들에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세상에서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저녁상이 준비됐습니다. 이름하여 달래 요리 삼종세트!"

반응들은 제각각이었지만 저의 대답은,

"일단 맛을 보고 이야기합시다!"


 

 

달래 간장 사진

 


첫 번째 요리: 달래 간장

이게 무슨 요리냐고요? 요리랄 건 없지만
무밥을 김에 올리고 갖은양념으로 버무린 달래 간장을 한 숟갈 얹어서 먹는 이맛!

그냥 밥이 술술 넘어갔습니다.

 



 

달래무침 사진
달래 무침 사진

 


두 번째: 달래무침
고춧가루와 고추장, 기타 양념을 넣고 새콤 달콤 매콤하게 무친 달래무침입니다.
씹는 식감이 줄기는 꼬들 거리고 하얀 알뿌리 부분은 아삭아삭 씹히면서

달래 특유의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달래 된장찌개 끓이는 사진

 


세 번째: 달래 된장찌개
비주얼로는 셋 중에 갑이죠.
멸칫국물에 된장 고춧가루 풀고 감자 두부 양파 썰어 넣고

마지막으로 달래를 듬뿍 넣어 끓인 달래 된장찌개와 함께라면
밥 한 그릇 뚝딱입니다.



 

달래 된장찌개 끓이는 비디오

 


이렇게 저희 집에서는 일 년에 딱 한차례 귀한 달래를 심지도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젠 가족들도 오가닉 달래 귀한 줄 알고 일년에 한번뿐인 호사를 즐기며 누리게 됐습니다.
다음엔 좀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해야겠습니다.
추천할 만한 달래요리법 있으신가요?



 

 


마당에서 놀던 아이가 급하게 뛰어들어오더니 "엄마 선물!"을 외치면서

식탁에 달래 몇 뿌리를 내려놓고 후다닥 나가버립니다.

엄마가 달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걸

다 아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