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며 살기

디트로이트 스타일 고구마 크러스트 피자 만들기

meestoryus 2021. 5. 8. 13:34

아들과 놀면서 피자 만들기(미국 생활 즐겁게)


맛은 책임 못지지만 즐기며 만드는 초간단 피자


 

 

 

재료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왼쪽부터 모짜렐라 치즈, 페퍼로니, 크로아상 롤, 토마토소스, 그리고 아래에 고구마.

 

제일 중요한 고구마가 재료 소개에 빠져있죠? 고구마는 이미 익히는 중에 재료 사진을 찍느라.

제가 요리 전문 블로거가 아니다보니 허술한 티가 팍팍 나네요. 

 

 

 

 

 

고구마는 빨리 익으라고 반을 잘라서 에어프라이어에 구웠습니다. 중간 크기 세 개입니다. 

 

여기서 잠깐 수다 타이밍. 

제가 사실은 고구마 크러스트 피자는 한번도 안 먹어봤습니다. 촌스럽게 치즈 크러스트는 먹어봤지만요. 

한국에 다녀온 저희 자매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한국에서 고구마 크러스트 피자 먹은 게 정말 맛있었더라고 하는 거예요. 제가 고구마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미국에서 고구마 크러스트 사 먹을  데도 없고 전 그저 부러워만 하고 있었죠.

언젠가 나도 한국에 가면 꼭 사먹어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언제 갈지도 모르게 생겼는데 어느 날 갑자기

"까짓 고구마 크러스트 피자를 내가 만들어 먹으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이 들어서 한달 전쯤 아들내미랑 직접 만들어먹었습니다. 

 

 

 

 

 

이 사진에 한달 전에 아들내미가 피자에 넣을 고구마 자르던 사진입니다. 뭔가 좀 이상하다는 걸 이때 알아챘어야 했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고구마 크러스트엔 고구마가 들어간다'만 생각하고 익지도 않은 생 고구마를 잘라서 피자 가장자리에 욱여넣었습니다.

결과는? 뭐 짐작하시는 대로 고구마는 대충 익어서 설컹거리고 피자는 오븐에 너무 오래 구워서 위아래가 탄, 모양도 맛도 안 나는, 이름만 디트로이트 스타일 고구마 크러스트 피자를 꾸역꾸역 먹었더랬습니다. 

그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엔 제대로 도전을! 

성공했을까요? 성공했으니까 이 글도 쓰는 거겠죠? ㅎㅎ

 

 

 

 

 

이제 본격적으로 만들기 소개하겠습니다. 

 

1. 팬에 기름을 골고루 바릅니다. 

저는 오븐 요리할 때 파이렉스 유리 팬을 주로 씁니다. 요게 나중에 설거지할 때 음식이 눌어붙을 걸 빡빡 문질러 닦아도 그릇이 상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2. 껍질을 벗기고 구운 고구마를 마구 으깨줍니다. 고구마를 쪄도 상관은 없겠죠? 여기에서 중요한 건 미리 익혀서 부드럽게 으깨야한다는 거죠. 좀 더 부드럽게 하려면 우유나 크림이라도 넣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었지만 으깨 놓고 보니 충분히 부드러워져서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힘쓰는 건 아들내미 담당입니다. 

 

 

 

 

 

3. 크로아상 롤을 잘 펼쳐서 팬 바닥에 깔아줍니다. 이때 크로아상 만들 때 반죽을 자르기 쉽도록 점선처럼 잘린 구분선이 메꿔지도록 반죽을 이리저리 당겨서 골고루 펼쳐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토마토소스가 점선 사이로 흘려내려서 타지 않습니다. 

 

이쯤에서 오븐을 예열합니다. 미국에서는 화씨를 쓰니까 전 화씨 450도로 예열을 했는데 섭씨로는 230도로 예열하면 맞습니다.

 

 

 

 

 

4. 피자 반죽의 가장자리에 으깨 놓은 고구마를 골고루 넣고 반죽을 안으로 말아줍니다. 반죽이 부드럽고 쭉쭉 늘어나기 때문에 적당히 당기면 고구마를 다 덮어줄 수 있습니다.

 

 

 

 

 

5. 펼쳐진 반죽 안쪽에 골고루 토마토소스를 바릅니다.

6. 그 위에 페퍼로니를 적당히 얹습니다. 저랑 아들내미는 페퍼로니를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얹었습니다.

 

 

 

 

 

7. 미리 넙적하게 자른 모짜렐라 치즈를 위에 덮어줍니다. 치즈 자르는 과정 샷은 못 찍었습니다. 보통은 얇게 채치듯 잘라놓은 슈레드 치즈를 많이 쓰는데 치즈를 좋아하는 저희는 모짜렐라 치즈를 넓적하게 잘라서 우에 쭈욱 덮어주었습니다. 

 

 

 

 

 

8. 맨 위에 토마토소스를 한번 더 발라주듯이 얹습니다. 이러면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9. 미리 예열한 오븐에 16분을 굽습니다. 저희는 바삭한 걸 좋아해서 16분을 구웠는데요, 가장자리가 약간 탔습니다. 탄 걸 싫어하시는 분은 14-15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위에 초간단이라고 했는데 만드는 과정을 쓰다 보니 어느새 9번까지 됐네요. 제가 상세히 설명해서 그렇지 사실은 초간단인 거 아시죠? 

 

 

 

 

자, 드디어 오븐에서 꺼냈습니다. 가장자리가 살짝 타긴 했지만 이 정도면 먹음직스럽게 잘 구워지지 않았나요? 골든 브라운에 가까운 게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피자 단면이 보이시나요? 고구마가 알차게 들었죠? 

역시나 미리 한번 익혀서 으깬 고구마를 넣었더니 훨씬 달고 부드러운 고구마의 식감이 살아나서 아주 맛있었습니다. 

 

피자 하면 모두들 동그란 모양의 피자를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이렇게 직사각형 모양의 피자를 디트로이트 스타일 피자라고 부릅니다. 이 모양은 잘라서 나눠먹기도 좋고 크로아상 롤을 피자 도우로 이용할 수도 있어서 간편하게 만들어 먹기에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피자 반죽은 뭐 정통 피자 느낌은 아니지만 크로아상이 워낙 맛있는 빵이니 이렇게 만들어도 맛있긴 하답니다.

제가 한국의 고구마 크러스트 피자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제 입맛에는 오늘 완전 성공이고 제가 만든 피자가 훨씬 더 맛있습니다. ㅎㅎ

 

한 달 전에 생고구마를 넣고 피자를 만들 때 찍었던 영상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디트로이트 스타일 고구마 크러스트 피자 만들기를 마치겠습니다.